형씨일기

2019.08.07 고향에서 해야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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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뜨거웠다. 산불의 여파로 다소 주춤하긴했지만 2시간이내로 일상을 탈출할 휴양지로, 서해 남해와는 다른 시원하고 깊은 바다의 신선함으로, 서핑의명소로, 힙하게 부상중인 장소로써 강원도, 아니 더 정확히 강원도의 해안가는 이번 여름 더 뜨거울거 라고 포스팅했었고 실제로 그랬다.

 

 

사실 변화는 예정되어 있었다. 수년전부터 그 변화의 예고를 지켜봐 왔다. 2~3년전 아무도 관심이 없었던 일부 땅에 새로운 무언갈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대부분은 앞다퉈 좋은 위치에 카페를 지어냈다. 누군가는 다행히 문화시설을 지어냈고, 누군가는 시골땅엔 없던 새로운 프로그램도 제안하고 있었다. 그중엔 내게 들어온 신축제안도 있었다. (당시 그 신축 계획설계를 실현시키지 못한건 천추의 한이 되었다.)

 

 

이같은 변화엔 촉매가 있었다. 15년도 즈음전까진 만석닭강정과 속초시장이 한몫했다. 16년도엔 포켓몬고가 강타해 수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에, 속초에, 그리고 이어서 내고향 고성에도 방문했다. 결정적인건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개통이었다. 기존의 최소 3시간에 차라도 막히면 4시간 이상으로 늘어나는 서울에서 강원도까지의 거리는 확실히 단축되었다.

 

 

이런 변화에 맞춰 내 주변에서도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담으려는 시도들이 다양했다. 연남, 성수, 이태원, 을지로 등의 로컬을 조명하며 이미 유명해진 아는동네 매거진에 동해편이 실린것도 그 증거 중 하나였다. 지금까지 나는 영원한 미래의 일로만, 고향에서의 내 역할을 생각해왔다. 하지만 변화는 예측보다 빠르고, 생각은 행동으로, 누군가의 실천으로, 내가 실현시켜보고 싶던 모습의 많은 부분은 이미 선행되었다.

 

 

아쉬움은 뒤로하고, 고향을 위해서, 누구보다 잘아는 고향에서 만들어갈 무언가에 대해 고민하고 계획하기로 했다. 실은 3년전부터 고민해 오던것이고, 1년간 준비했고, 3개월간 기획을 다듬었던 일이다. 10년이상 건축을 배웠고, 8년이상 디자인을 해왔고, 2년이상 온라인 마케팅일을 해왔고, 여전히 그 테두리안에서 교집합하는 일들을 하고있으며, 모든 과정은 내가 고향에서 펼칠, 무언가를 위해 수렴한다고 생각한다. 돋보기로 빛의 초점을 맞춰 종이를 뚫어내듯, 내가 가진 시간과 경험, 그리고 집요함으로 펼쳐낼 것들에 집중해 보고자한다. 그렇게해서 나 한사람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사람이 필요한, 그만큼 결과로써 더 많은 사람이 웃을 수 있는 그러한 일들을 만들어내보려 한다.

 

 

어떻게 만들어 연말에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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