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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R]지역 매장에 스마트 기기로 체험 입히니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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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펫푸드 만드는 ‘동해형씨’, 대형 스크린 통해 생산과정 공개
강릉 기념품 판매 ‘관동별곡’, 키오스크 활용 스크랩북 인기
경험형스마트마켓 지원사업 호평

동해안을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7번 국도’를 타고 강원도 강릉에서 양양을 지나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생선 비늘을 형상화한 듯한 하얀색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낡고 오래된 어촌에 있는 현대식 건물이라 언뜻 카페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곳은 반려동물용 수산물 식품 제조 스타트업 ‘동해형씨’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2019년 12월 ‘동해형씨’를 창업한 김은율 대표는 고향인 강원도 고성에서 잡히는 신선한 수산물을 활용해 질 좋은 반려동물용 식자재를 만드는 것을 사업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창업 초기에는 온라인 판매에 집중했다. 신생 브랜드이다 보니 인지도도 낮고 오프라인 유통망을 만들기는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온라인 판매의 한계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 같은 반려동물에게 먹일 식품을 판매하다 보니 제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실제로 잘 먹는지를 검증해본 뒤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 박람회와 같은 오프라인 행사에서 우리 회사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본 고객들이 결국 충성고객이 되는 것을 보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 체험형 매장의 힘

고민을 거듭하던 김 대표는 2022년 초 고성군 공현진항 인근에 매장을 냈다. 통상 오프라인 매장은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내는 것이 정석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이곳을 선택한 것은 제품의 원재료인 자연산 생선이 잡히는 곳이어야 소비자들이 산지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동해형씨의 첫 오프라인 매장이 된 고성 매장은 체험형 공간의 의미를 더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을 위한 매장으로 꾸며졌다. 강아지를 위한 놀이터와 호텔도 마련돼 있다. 반려동물들이 신나게 뛰어 노는 사이 주인들은 도슨트를 통해 동해형씨의 브랜드 스토리와 다양한 수제 먹거리들에 대한 소개를 들을 수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매장 지하에 마련된 제품 생산 설비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동해형씨는 매일 공현진항에서 잡힌 물고기를 입찰받아 수작업으로 생선을 손질하고 건조하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 과정을 고객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해 제품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또한 고객들에게 자신들의 반려동물이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도 있다.
 

매장에서는 동해형씨 제품에 대한 입찰 이벤트도 진행한다. 매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해, 최종 낙찰받는 고객에게 집으로 제품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시판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입찰이 시작되기에 프리미엄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 지원 사업 혜택

동해형씨의 오프라인 매장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진행하는 ‘경험형스마트마켓 지원 사업’의 혜택을 받았다. 매장 외부 상층부에 설치된 하얀색 루버(가느다란 널빤지를 수직 혹은 격자 모양으로 배열한 창살 또는 창 가리개)가 대표적이다. 동해형씨 매장은 원래 김 대표의 부모님이 횟집으로 쓰던 가정집 건물을 개조한 것인데 리모델링 과정에서 동해형씨의 브랜드 콘셉트를 보여주기 위해 생선 비늘을 형상화한 하얀색 루버를 설치했다. 또한 지하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하는 데 필요한 폐쇄회로(CC)TV와 빔프로젝터, 제품 입찰에 필요한 전자칠판 역시 경험형스마트마켓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김 대표는 “지원에 힘입어 오프라인 매장 내 ‘경험 설계’가 의도한 대로 이뤄지면서 오프라인으로 제품을 경험한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재주문을 이어가는 충성고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험형스마트마켓 지원 사업은 기술 활용 역량과 창의적인 경험형 아이디어를 보유한 소상공인을 선발한 뒤, 이를 구현할 스마트기기 등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최대 2100만 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팬데믹 사태 이후 온라인 쇼핑이 대중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성격이 ‘판매형’에서 ‘체험형’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상황이 지원 사업의 계기가 됐다. 이 같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에게 경험 요소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와 스마트기기 등을 지원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올해 전국에서 100개 업체를 선정해 이들에게 비용 지원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했다.

○ 지역 굿즈도 개발

강릉시 교동의 로컬 굿즈숍 ‘관동별곡’ 역시 이번 공단 지원 사업의 수혜를 입은 매장이다. 관동별곡은 다양한 영역의 창작자들과 협업해 강릉을 상징하는 기념품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매장 내 체험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보니 방문객 및 고객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매장 홍보를 고민하던 김보라 관동별곡 대표는 여행 사진을 활용한 스크랩북을 생각해 냈고 경험형스마트마켓 지원 사업을 통해 매장 내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김 대표는 “강릉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뒤 관동별곡 매장을 찾아오면 키오스크를 활용해 원하는 디자인으로 스크랩북을 만들 수 있게 한 코너”라며 “고객들은 평생 추억이 될 수 있는 스크랩북을 소장할 수 있고, 관동별곡은 이를 통해 방문 고객 수를 늘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용 수산물 수제 식품 제조 스타트업 ‘동해형씨’와 강릉의 로컬 굿즈 매장 ‘관동별곡’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진행하는 ‘경험형스마트마켓 지원 사업’을 통해 경험형 오프라인 매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 중 일부를 지원받았다. 동해형씨가 강원 고성군에 만든 플래그십 스토어. 고성=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입력 2022-11-30 03:00업데이트 2022-11-30 15:51